사랑은 의지다.


사랑은 찰나조차 먼지조차 되지 못하는 광대들이 화장하고 춤을 추는 멍청한 짓의 상대적인 강도이다.

우리는 사랑의 크기만큼 대상을 절실하게, 비이성적으로, 비효율적으로 대하게 된다.


사랑은 대상을 향한 감정(e.g., 집착, 믿음, 존경, 헌신, 이해, 의지, 응원, 양육, 용서, 기쁨, 분노, 슬픔, 기대, 실망)의 크기이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사랑의 크기만큼 삶에 대한 의지, 의미, 미련을 가지게 된다


나에게도 ‘사랑’의 정의가 생겼다. (HD님 감사합니다!) 이제 드디어 나는 ‘내가 아닌 것’에 대해 논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나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불과 몇 달 전까지 나의 선호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조차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사랑해’라고 말을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에게도,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나의 세계를 가장 사랑한다. (‘나를 사랑한다’라고 적었다가 ‘나’가 뭔지 모르겠어서 바꿨다)

정말 사랑했던 건 전 여자친구와 스승님.
많이 사랑하는 건 부모님, 귀여운 내 차.
요즘 사랑하는 건 헬스, 사이드 프로젝트, 위스키, AI, 카메라, 커피, 와인, 그리스인 조르바, 꽃, 하늘, 나무, 바다, 한강, 수비드 머신, 러브버그, 에어컨, 친하게 지내는 구글 친구들, 며칠 혹은 몇 주 뒤에 이 글을 몰래 보고 있을 자주 연락 안 하는 음침한 친구들 …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지역구 의원, 부정선거, 명동파크여인숙 같은 건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인류를 사랑한다.

인류의 멍청함을 경멸하고, 인류의 최전선을 동경한다.
인류의 악의를 의심하고, 인류의 선의에 의지한다.
인류의 무가치함에 좌절하고, 인류가 진보하길 기대한다.

어디 하나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 없다. 쓰레기 같은 사람, 무능한 사람, 죽음을 극복하려는 사람, 그냥 사는 사람, 우주에 가려는 사람, 마천루를 세우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우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 …. 우리는 스파크처럼 잠시 눈부시게 튀었다 사라진다. 이 또라이 같은 인간들 사이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첫번째 병신은 나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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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kje.kwon

2026-06-2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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