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다 이제 왔어요! 어서 와서 들어보세요. 저에게 멋진 생각이 있답니다. 분명 당신도 좋아할 거예요.
제가 사랑과 자유에 대해 고민을 해봤었는데 기억하시려나요!
사랑은 의지, 삶의 의지이면서 존재의 필연적인 동작이라 했었습니다. 언제든 바람에 실려 갈 수 있는 자유를 포기하고, 대상을 위해 삶에 대한 미련을 짊어지는 것. 공허한 벌판에 깃발을 들어올려 이 삶은 나의 것이라는 책임을 선언하는 것. 언젠가는 쓸려나갈 모래성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는 것. 멋진 생각이네요!
하지만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마른 벌판에 선 저의 깃발이 스러지고 말 모래성은 아니면 좋겠어요. 나부끼는 저의 깃발을 바라보며, 누군가 자신에게도 의지가 있음을 깨닫고, 그것들이 하나둘 세워져 퍼져 나가고, 먼 시간이 지나 제가 그곳에 다시 돌아왔을 때 무성히 우거진 푸른 들판이 펼쳐져 있길 바라요. 그것이 저의 사랑입니다.
자유는 허상이면서 부분 순서가 존재하는 크기 집합이라고 했었는데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오늘은 음… 조금 바꿔볼까요? 자유는 예술입니다.
자유롭다는 것은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이는 두 가지를 내포하는데, 상상할 수 있는 선택지 자체가 무한히 넓고, 또한 그것들이 모두 실현 가능하다는 뜻이에요. 또한 무엇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것을 선택하는 동안 그것에 종속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보통의 사람들은 결혼을 선택하면 배우자에게 종속되어 새 애인을 사귀지 못한답니다. 어라? 종속되면 자유롭지 않아지는데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내 자유가 관측 불가능하므로 정말 자유로운지 알 수가 없죠. 이렇게 말하면 종속이라는 것은 피해야 하고 겁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제가 하나 알려드릴까요? 종속은 주어지는 운명이 아닙니다. 무언가에 종속되어 있음을 인지하는 순간, 그것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도 생기게 됩니다. 그래도 이혼에는 신중해보아요!
우리는 생존, 사랑, 출근, 수면, 식사 등 많은 것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앞서 자유롭다 - 선택한다 - 종속된다 라고 했었는데요. 우리는 생존, 사랑, 출근, 수면, 식사 등 많은 것에 자유롭습니다. 살아있는 한 마음껏 생존할 수 있고, 대상이 있는 한 마음껏 사랑할 수 있고, 돈이 있는 한 마음껏 출근하지 않을 수 있죠. 이 선택지들이 모두 조건부라는 점이 바로 자유를 구속이 아닌 예술로 만들어줍니다. 문제가 있는 곳에는 항상 다양한 해법이 있고, 이곳이 바로 예술이 싹트는 지점인데요! 저는 의도적으로 최소 충족을 벗어난 잉여는 예술의 범주에 들어간다 생각합니다. 살아만 있는 것보단 더 생동감 있는 생존을, 결혼만 하는 것보단 더 뜨거운 사랑을, 배만 채우는 것보단 더 맛있는 식사를 추구하는 게 인간이죠! 인간은 예술을 좇는 존재입니다. (가능하다면) 보고만 있어도 섹시해서 미칠 것 같은, 끝내주는 솜씨로 인생을 창작해 나가는 과정이 저의 예술이자 자유입니다. 저의 자유는 저의 사랑보다는 더 유쾌한 느낌이네요!
그리고 행복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봤단 말이죠? 그런데 행복은 너무 어려운 거예요! 일단 행복이 명사인지 동사인지 모르겠어요. 감정인지 화학 작용인지, 수동적인지 능동적인지, 현실적인지 이상적인지, 행복에 조건이 있는지, 누구나 행복해도 되는지,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행복해지는 게 뭔지, 행복이 뭔지! 행복을 정의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문장으로는 안 나오지만 이 가슴 속에 몽글몽글한 뭔가가 있는데! 뭔지 아시려나? 그렇다고 약속되지 않은 단어를 막 사용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저의 몽글몽글한 마음을 문장으로 막 꺼내보자면 이런 건데요…
- 나의 모든 맥락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인식하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선언하는 의지
- 무언가의 선택은 다른 선택을 제한함을 앎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에 의도적으로 종속되길 선택하는 의지
- 최소 충족을 넘어 미지의 영역을 밝히는 탐구에 대한 사랑
- 가능한 한 많은 제약을 인지하고 그것들을 주어지는 운명이 아닌 풀어나갈 문제의 조건으로 인식하는 힘
-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것을 위해 나를 나눠줄 수 있는 따듯함
음… 잠시 고민을 해봤는데요… 저의 행복은 자유의 사랑이라 하겠습니다.
앞서 사랑은 언제든 바람에 실려 갈 수 있는 자유를 포기하고, 대상을 위해 삶에 대한 미련을 짊어지는 것 이라 했었죠. 지금 느끼기엔 어떤가요? 자유롭기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됨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위해 나를 얼마든지 나눠 줄 수 있죠. 그러지 않아도 됨에도 필요 이상의 잉여를 좇는 것은… 예술이고, 자유네요!
자유는 어떤가요? 자유는 또한 종속이라 했었는데요. 언제든 바람에 실려 갈 수 있는 자유를 포기하고, 대상을 위해 삶에 대한 미련을 짊어지는 것, 의도된 잉여에 대한 의도된 종속, 예술의 의지, 자유의 사랑, 행복이네요!
어라? 사랑과 자유와 행복이 다 똑같은 말이 되어 버렸어요! 이를 욱젱? 사실 저는 처음부터 이 말을 하고 싶었답니다. 저의 사랑, 자유, 행복은 모두 같은 것의 다른 이름이에요. 쉽게 말하자면, 자기 멋대로 사는 것입니다. (^-^)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여기까지예요. 당신의 세계에서는 행복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너무 저만 떠든 것 같은데 이미 떠든 걸 어쩌겠어요!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사랑하고, 자유롭고, 행복할게요.
또 하나의 새로운 깃발이 서길 바라며,
빠이!
추신. 저의 취미는 내가 사랑하는 어떠한 행동의 반복이에요. 음… 그럼 정의상 저는 사랑을 사랑하고 반복하니까 사랑이 취미인 사람이네요! 취미를 반복하면 취미가 취미인 건가?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