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이 지나는 저마다의 골목 어귀에
따스했던 바람이 스쳐 옷깃을 여민다.
가장 부드러운 바람은
골목의 가장 따스한 숨결을 품고
그 모든 바람은 별이 되어
밤하늘에 박힌다.
바람도 떠나지 못한 골목
별과도 등지고 앉아서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소년아
너를 내 품에 꼭 안아봐도 되겠니
너의 등 뒤를 어깨 너머로 훔쳐보고 와도 되겠니
잠깐이라도 좋으니
너에게 뜨거운 손으로 악수를 건네도 되겠니
그리고 언젠가
내가 골목을 떠나갈 적에
별을 마주하고서
나를 배웅해주지 않겠니
2026-03-14
문득 ‘오늘 웃은 적이 있던가’ 하는 물음이 나를 깨운다.
이유 없이 서운한 마음에
혼자 돌덩이를 삼켜 내고 있었는데
두 개의 진동이 적막을 걷어낸다.
“욱제 생일이니까 좋은 거 가져가야지”
“욱제님 생일축하드려요”
아직 생일은 이틀이나 남았는데
오늘은 그냥 여느 매일 중에 하나일 뿐인데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밤 공기가 찬 게 봄이 오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