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Flipster라는 코인 선물 거래소 만드는 회사에 6개월 정도 다니다가, 두잇이라는 배달플랫폼(을 현재는 하는 중인) 회사로 이직했다. 원래는 짧게 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몇가지 결심이 서 이직을 결정했다. 이직할 당시의 생각은 이랬다.
- 나는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태한 환경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환경에 스스로를 던져보자 생각했다.
- 금전적인 이득의 기댓값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 작은 회사에서 내 영향력을 크게 펼쳐 재밌게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이직의 필요조건은 두잇에 재직중인 Riiid 때의 동료에 대한 신뢰였다. 이분의 조언과 신뢰를 기반으로 여러 선택 중 하나인 두잇으로의 이직을 결심했다.
변화
입사하고 4달이 되어가는 지금, 나에게는 4달 전과 비교하여 이러한 변화가 생겼다.
- 득도했다.
- 이성의 크기가 커졌다. (2^n배 커짐)
- 기술적인 맥락들의 해상도가 높아졌다. (2^m배 높아짐)
-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생각에 종속되지 않음)
득도를 한 것은 며칠이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근황이다. 사실 득도했다 외의 변화들은 득도했다는 문장 하나로 압축할 수 있다.
미시적인 변화
추상적인 변화는 위와 같고 작은 수준의 변화로는 이런 일들이 있었다.
- 열반 3000을 통해 남들보다 4달 먼저 득도해 앞서갈 수 있었다.
- 기술적인 해상도가 높아졌다.
- 기본기의 중요성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졌다.
- 지금까지 오버 엔지니어링의 맥락에 대한 해상도는 높았었다.
- 언더 엔지니어링의 맥락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졌다.
- 유감스러운 일들이 겹쳐서 어떻게 음수의 시너지를 내는지 배웠다.
- 유감스러운 일들을 해결하면서, 이론상으로만 또는 감으로만 알고 있던 지식들의 해상도가 높아졌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꺼낼 일이 잘 없는 지식들을 동시에 다량으로 꺼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 교양을 넓히는 것과 이성을 높이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 독서를 열심히 하기로 결정했다.
- 당시에 과업으로 두고 시작했던 7 Habbits 독서를 끝냈다.
- 지나고 보니 6달 정도 걸렸다.
- 7개의 습관 중 습관 5를 읽어갈 쯤에는, 득도하면서 깨달은 내용 중 일부가 또다른 문장으로 쓰여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읽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 어딘가에 종속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 ‘난 OO한 환경에 영원히 종속되어 살아가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며칠 뒤 득도하면서 그러한 고민이 해소되었다.
- 예를 들면 몇가지 이유로 두잇의 근속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성의 크기가 그러한 문제의 크기보다 커지면서 평온해졌다.
- 세상의 많은 (많지는 않을지도?) 득도인들이 저마다의 득도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음을 알았다.
문장들
득도 후에 다시 읽었을 때 새로이 느껴지는 바가 있는 문장들의 모음.
- 우리는 탐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모든 탐구의 최종 목적은 우리가 출발했던 곳에 도달하는 것이며, 또 바로 그 장소를 새롭게 인지하는 데 있다.
-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유들이 존재한다. 그 이유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 신은 죽었다.
- 자유란 자기 책임에 대한 의지를 갖는 것이다.
- 대중을 구원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문제가 있는 한 사람에게 전념하는 것이 보다 고귀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