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서류상 9월 초에 두잇에서 퇴사하였다. 나는 두잇의 upper bound가 높지 않다고 보고 아쉽지만 퇴사하였다. 그래도 두잇 입사의 가장 큰 목표였던 ‘열심히 하는 방법’은 잘 배웠다. 이제 나는 열심히 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닌, 열심히 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11월부터 구글 코리아의 one of search team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프로세스 시작부터 끝까지 1달 남짓 걸렸다. 구글에서 거대한 시스템이란 무엇인지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까지(?)
득도
나의 모델의 격이 이전 득도 포스팅 때보다 더 높아졌다. 생각을 경험에 녹여 조금 더 소화하기도 했고 또다른 엄청난 책들을 읽어버렸다. 득도하면 뭔가 할 말이 많을 줄 알았는데 딱히 하고 싶은 말이 없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생에서 금전적인 목표(현재가치 현금 100억)가 사라졌다. 나, 가족, 자녀가 어떤 이성적인 선택을 돈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만 없었으면 한다. 나는 지금 모든 순간이 non-불행하다. 지금 나의 행복분포는 [보통, 행복] 사이에만 존재한다. 득도 후에 나는 진심으로 화를 낸 적이 없는데, 왜냐면 화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잠시 고민한 표현으로, 내가 온전하게 행복해지는 사분면에 들어온 것 같다. 근데 운전할 때는 여전히 가끔 좀 짜증나긴 함 ㅋㅋㅋㅋㅋ 근데 가끔 이렇게 짜증내면서 잠시 무위를 벗어나 유위하는 것이 삶의 재미 중 하나일지도 (…?)
독후감
나홀로 읽는 도덕경
저자: 최진석 기간: 2024년 8월
최근 나의 모델의 격이 높아지는 데 엄청 큰 지분을 차지한 책이다. 엄청 좋고 격이 높은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내가 요약이나 리뷰하고 싶지는 않다. 문장 하나만 인용하겠다.
당신은 당신의 시대에 누구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
기간: 2024년 9월
두잇의 책장에 있던 책이다. 두잇에서 이 책의 어떤 점들을 따라했는지 눈에 선명하게 보여서 재미있었다. 모든 책이 그러하지만, 저자의 생각에 대한 맥락과 생각의 시점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이는 한겨울에 반팔 패션을 따라입지 않고, 적도에서 롱패딩을 입지 않는 것과 같다. 무작정 ‘똑똑한 사람의 좋은 생각’이라고 따라한다면 실패를 맛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식 경영의 정서에 대해 엿볼 수 있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2개이다.
공명정대하고 대의명분이 있는 높은 목적을 세운다.
경영 이념: 전 사원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추구함과 동시에 인류 사회의 진보 발전에 공헌한다.
과학혁명의 구조
저자: Thomas S. Kuhn 기간: 2024년 9월 (읽는 중)
나에게 대인관계론 책을 추천해 주신 분이 ‘클래식’이라며 소개해 주셨다. 가볍게 읽는 책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무거워서 당황했다. 아직 읽는 중이지만 정말 제목 그대로, 과학혁명의 구조가 high level에서 기술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 기술 중심의 회사들은 이러한 구조와 혁명의 흐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떤 회사가 이러한 혁명의 구조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느정도 대입이 되기도 한다. 회사에서 경험했던 크고 작은 일들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문장들에 대응되어 엄청 재밌게 읽고 있기도 하다 (특히 두잇과 뤼이드). 마저 읽어두면 거시적인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큰 사람이 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는 가능한 한 시험할 수 있는 형태로 과감한 추측을 던지고, 필연적으로 그것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것들은 논박되며, 사실에 더 적합한 새로운 추측이 발견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