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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이 가지는 장점? #97

위 링크는 학교 질의응답 커뮤니티(아직 베타 서비스라 깃허브 이슈로 관리 중)에 올라온 질문이다.

자주 올라올 것 같은 질문이라 내 생각을 한 번 정리해서 답변해봤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답변 시점에서 내가 가진 생각일 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내 생각이 당장 5분 뒤에 변할 수도 있다.

아래는 내 답변.


좋은 대학의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요. 각자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학교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말씀하신 좋은 학교는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sky를 말씀하시는 것 같으니 제가 보고 느낀 좋은 학교의 장점을 적어볼게요.

학연

학연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일단 처음에 언급한 대로 학연이라는 게 있어요. 근데 학연이라는 게 내 학교 후배 만나면 반갑고 더 챙겨주고 싶고, 당장 선린만 해도 외부에서 선후배 만나면 잘 챙겨주는데, 사회에서는 어떻겠어요. 사회적으로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정서상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아버지의 원수가 아닌 이상, 학교 딱지 떼고 남남처럼 대하기는 사실 힘들 거에요.

구성원

좋은 학교의 학생들이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보통 sky에는 영재고, 과고, 외고, 전교 1등, 수능 1등급 등 정말 수재라고 불리는 친구들이 모여요. ‘주입식 교육으로 만들어진 것 아니냐?’ 라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입식 교육도 결국 자신이 공부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내용이고, 그걸 받아들인 학생은 좋은 학교에 갈 만큼의 끈기와 노력을 가진 학생이라는 뜻이니까요. 그런 학생들은 뭘 시켜도 잘 해요. 못해도 노력해서 평균 이상은 해요. 대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단 좋은 학교의 학생들은 적어도 평균 이상은 한다는 게 보장이 되거든요. 물론 엄청난 특기를 가진 친구들도 대부분 좋은 학교에 모여요. 정리하면, 좋은 학교의 학생들은 능력치가 1~100이 있다면 lowerbound가 다른 학교에 비해서 높고, upperbound가 100을 넘어가는 학생들이 많아요. 괴물들이 많다는 뜻이죠.

커뮤니티

일단 저는 problem solving을 하기 때문에 이쪽 분야에 관한 얘기에요. 다른 분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마 수학, 과학, 컴퓨터 쪽으로는 대부분 해당되지 않나 싶어요. 커뮤니티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학교에는 고등학교 때 부터 자신의 전공을 넘사벽으로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친구들이 모인 곳에서는 (고급 지식에 대한 측면에서) 배울 점이 더 많아요. 대학교에 들어와서 열심히 하기 시작하는 친구들한테는,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확률이 더 적죠. 저는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쫓아가는 타입이라서,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더 자극을 받기도 해요.

조금 더 간단하게 말해서, (내가 초고수가 아닌 이상) 다른 학교에 비해 고수들이 많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다는 거에요.

단점이라면, 그런 친구들이 모인 집단에서 상위권이 되기가 힘들긴 하죠. 예를 들어 서울대의 경우에, 알고리즘 세계대회인 icpc 같은 경우도 본선은 학교별 한 팀 진출인데, 괴물들이 모여있으니 다른 학교에 비해서 세계 대회로 나가기가 힘들어요.

학술/연구

많은 수의 대학교들이 취업을 위해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경향이 있는데, 좋은 학교일 수록, 학교가 학문적인 분야에 무게가 실려요. 단, 좋은 학교라도 학교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요. 예를 들어 카이스트는 연구쪽에 많이 치중해있고 (애초에 이름도 한국과학기술원입니다), 서울대는 취업으로 나가는 쪽이 카이스트보단 많긴해요. 그래도 다른 학교에 비해서는 학술적인 분위기가 더 잘 형성되어있고 연구에 대한 지원이 풍부해요. 본인이 학문적인 걸 좋아한다면, 꼭 대학교가 아니라 대학원을 좋은 학교로 진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그렇지 않다면 굳이 꼭 좋은 학교에 가야하냐? 그건 잘 모르겠네요.

커리큘럼

학술/연구랑 비슷한 내용인데, 예를 들어서 ‘언어론’ 수업이 있다고 할게요. 카이스트에는 1학년 때 언어론 수업을 듣는데, 다른 학교에는 언어론(컴파일러론) 수업을 3학년 때 하거나, 있는데 그 시간에 자바스크립트로 웹 짜기 수업을 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요. 이건 학술적인 분위기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정리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면 좋은 대학을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좋은 대학을 가지 못했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결국 졸업 후의 길은 자기가 하기에 달렸고, 서울대 나와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 그대로 사회의 실직률 통계에 포함될 수 밖에 없어요. 반대로 고졸이지만 딥러닝을 잘한다, 그러면 구글에서 컨택이 올 수도 있죠. 항상 받는 질문이지만 취업이냐 진학이냐는 정답이 없어요 (그니까 그만 물어보세요…). 어디를 가든 자신의 능력을 100% 낼 수 있는 선택이 자신한테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

저는 진학을 선택했는데, 학술적인 성향이 강해서 대학원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개발이 더 좋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다른 답변 중에 하나를 빌려서,

좋은 학교의 정의: 막 주변 모두가 개쩌는걸 하고 있어서 거기에 속해있으면 자연스럽게 개쩌는걸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되어서 결국 개쩌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환경을 제공하는 학교.

당연함의 기준이 높아진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희 학교같은 경우는 해킹하면 해킹대회 본선 가는게 당연하고 개발하면 어디가서 상타오고하는게 (대회잘한다고 해킹 잘하는것도 아니고 개발 대회 상 많이 타온다고 개발 잘하는건 아닌데 일단 편의상) 워낙 빈번하니까 다른학교였으면 어마어마한 일이 될 수도 있는게 비교적 가볍게 이루어져서 다음 세대들도 “나도 당연히 저정도는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할 수 있게 되는거같아요!

당연함의 기준이 올라간다는 게 참 좋은 답변인 것 같다. 너무 잘 설명되어 있어서 더 이상 코멘트는 생략.

헤헤 어제 먹다 남은 치킨 뜯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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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kje.kwon

2017-02-2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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